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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살아서 돌아온 손들

# 59화. 살아서 돌아온 손들 두 기체가 방향을 다시 하즈란 중심 쪽으로 틀기 시작한 순간부터, 도망은 더 이상 도망이 아니었다. 시온은 그 감각이 이상하게 선명했다. 바깥으로 빠지면 쫓기는 손이 된다. 근데 진짜를 들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적어도 아직은 판 위 손으로 남을 수 있다. 그 차이가 전부를 바꿨다. 한지우 스키프는 더러운 외곽 아래선을 따라 안쪽 구조물 밑으로 다시 파고들었다. 아까까지는 살아남기 위해 버린 선이었다면, 지금은 그 버린 선이 오히려 가장 빨리 중심 쪽으로 붙을 수 있는 우회로가 됐다. 경기 진행용으론 안 쓰고, 회수용으로도 너무 불안해서 다들 꺼리는 선. 그래서 지금 같은 상황엔 가장 비어 있었다. 카엘과 세른 활주기는 반 박자 위에서 그걸 받쳤다. 너무 가까이 붙어 하나로 보이지 않게, 그렇다고 한지우 조가 완전히 혼자 남진 않게. 미끼와 진짜 보유선으로 갈렸던 두 팀이, 이제는 다시 같은 결과를 들고 중심으로 복귀하기 위한 이중선이 됐다. 뒤쪽 검붉은 활주기는 완전히 놓치진 않았다. 근데 이제는 쫓는 각이 아까와 달랐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걸 끊는 손이 아니라, 정말로 이 손들이 중심으로 되돌아갈 생각인지 확인하려는 손처럼 따라왔다. 상대도 알고 있었다. 진짜를 들고 달아나는 것과, 진짜를 들고 돌아가는 건 값이 다르다. 후자는 판 자체를 뒤집을 수 있다. “계속 붙네.” 시온이 낮게 말했다. 한지우가 짧게 답했다. “놓치면 지들도 끝이겠지.” 시온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가짜 불씨를 먼저 집었던 팀이 여기서 진짜까지 놓치면, 저 팀은 경기에서도, 판에서도 둘 다 미끄러진다. 그러니 더 물 수밖에 없다. 세른도 같은 결론에 닿아 있었다. “저 팀은 이제 우리 막는 것보다 같이 들어갈 생각일 수도 있어.” 그가 낮게 말했다. 카엘이 옆으로 그를 봤다. “왜.” “밖에서 못 먹으면 안에서 먹는 거지.” 세른이 답했다. “자히르 앞에서라도 뒤집을 수 있으면 뒤집으려고 들 거야.” 카엘은 짧게 웃었다. “끝까지 더럽네.” “그래서 여기까지 왔겠지.” 관람대 위에서도 그 변화를 읽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루하이는 난간 끝에서 몸을 더 빼며 아래선이 바깥으로 달아나는 게 아니라 다시 안쪽으로 꺾이는 걸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돌아간다.” 그가 거의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쟤네 진짜 돌아가.” 서린은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야 살아.” 그녀가 낮게 말했다. “밖으로 빼면 이젠 하즈란 전체가 문다.” 아테르는 그 말에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판단이었다. 자히르 판 안쪽으로 다시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 근데 적어도 이름이 있다. 규칙이 아직 조금은 남아 있고, 결과를 들고 돌아온 손이라는 명분도 생긴다. 반면 바깥은 명분 없이 진짜만 들고 도망치는 손이 된다. 그러면 경기장 바깥 손들, 하룬 쪽 개입, 시장 바닥, 다 같은 방향으로 달려든다. 나심은 아래를 보며 처음으로 웃음을 거의 지웠다. 그도 읽었을 거다. 이게 단순히 살아남은 외지인들의 발버둥이 아니라, 판돈을 들고 다시 정산장으로 복귀하는 수라는 걸. 자히르는 여전히 안 움직였다. 근데 그 움직이지 않음은 방금 전과 또 달랐다. 이제는 기다리는 사람의 침묵에 가까웠다. 누가 진짜를 쥐고 자기 앞까지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끝까지 보고 나서야 말을 얹겠다는 침묵. 아카는 나히라 곁에서 아래를 보고 있었다. 불씨를 들고 돌아가는 손. 그 손을 끝까지 물고 따라오는 다른 손. 그리고 그 손들이 결국 다시 서게 될 자리. 그녀 시선은 그 셋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조용했다. 시온은 그걸 볼 순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지금 이 복귀가 단순한 생존 선택이 아니라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다시 판 앞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다. 아까보다 더 많은 눈이 보고, 더 많은 손이 값을 붙이는 자리로. “앞에 좁아진다.” 한지우가 낮게 말했다. 시온은 곧장 앞을 읽었다. 죽은 외곽선 둘이 안쪽 구조물 아래에서 다시 하나로 모이는 구간이었다. 양옆엔 오래된 회수 프레임과 반쯤 내려앉은 셔터 흔적이 있었고, 위쪽엔 금속 격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경주선이 아니라 관리 구간에 가까운 데라 넓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중심으로 붙는 냄새가 났다. “정면이 제일 빨라.” 시온이 말했다. “근데 너무 깨끗해.” 한지우가 짧게 물었다. “옆은.” “왼쪽이 더럽고 느려. 대신 누가 기다리긴 어렵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세른이 위쪽에서 낮게 받았다. “우린 정면 확인할게.” 카엘이 군말 없이 활주기를 조금 앞으로 뺐다. 미끼선이라기보다, 이제는 진짜 보유선 앞에 한 번 더 칼을 대 보는 확인선에 가까웠다. 검붉은 활주기도 그 뒤를 따라 정면에 더 붙었다. 시온은 짧게 숨을 골랐다. 됐다. 또 나뉜다. 지금 필요한 건 늘 빠른 길이 아니라, 남이 먼저 욕심내는 길을 누가 대신 밟아 주느냐였다. 카엘 활주기가 정면 깨끗한 선을 먼저 긁었다. 처음 반 박자는 멀쩡했다. 근데 다음 순간, 바닥 아래 숨은 금속 패널 하나가 위로 들리며 활주기 하부를 세게 쳤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저 선이 누가 보기 좋게만 정리한 미끼라는 건 충분히 증명됐다. “맞네.” 카엘이 낮게 말했다. 세른은 이미 다음 선을 짚고 있었다. “그럼 아래 왼쪽.” 한지우는 그 말이 끝나기 전에 스키프를 더러운 왼쪽선으로 꺾었다. 반쯤 무너진 셔터 밑, 금속 프레임 그림자 안쪽, 속도는 죽지만 사람을 바로 먹진 않는 선. 시온은 그걸 보며 다시 한 번 확신했다. 지금은 누가 더 빠르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진짜를 들고 돌아올 자격을 스스로 증명하느냐의 문제였다. 뒤쪽 검붉은 활주기는 잠깐 더 망설였다. 정면을 계속 물면 미끼에 속고, 아래로 붙으면 속도와 각을 버려야 한다. 그 짧은 망설임 하나가, 한지우 조와 카엘 조 둘 다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두 기체는 다시 한 번 서로 어긋난 거리로 같은 안쪽 구조물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리고 시온은 알았다. 이제 다음은 단순 복귀가 아니다. 진짜를 들고, 속임수까지 버티고, 판을 깨고도 살아 돌아온 손으로, 자히르 앞에 다시 서는 순간이 온다.
응원은 셈이야 — 순위도, 압박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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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이야 — 순위도, 압박도 아니야.